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삼성그룹에서 433억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추가 기소된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13일 오후 5시 열린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최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16회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날 "오는 28일과 다음달 3일 이틀간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직권남용·강요) 등에 대해 최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48·구속기소)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최씨의 신문은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검찰이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재판에 넘긴 최씨 등 사건의 심리가 4월 초 사실상 마무리될 전망이다.
통상 형사재판은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신문을 마치면 결심 공판을 열어 변론을 종결하고 약 2주 뒤 선고를 내린다. 결심에서는 검찰 측이 피고인을 처벌해야 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형량 등을 제시하고 피고인 측이 최후 변론을 한다.
다만 특검이 기소한 안 전 수석의 4900만원대 뇌물수수 사건이 기존에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병합돼 진행될 예정이어서 결심과 선고는 추가 심리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 측은 이날 "현재 진행 중인 직권남용 사건이 거의 종점이니 다 끝난 뒤 (뇌물 사건을) 심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최씨 등 재판에는 차은택 씨(48·구속기소)가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지금은 그저 최씨 일당이 돼버려서 너무 수치스럽다. 한번만 최씨가 당당하게 (혐의를) 인정하면 그때 일했던 것이 수치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그는 검찰이 "최씨는 차씨와 고영태 씨가 국정농단 주범이라고 주장하는데 맞나?"라고 묻자 "책임을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최씨 등 일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모두 부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씨는 제게 누누이 '박근혜 대통령께서 문화융성을 깊게 생각하신다' '욕심 없이 대한민국 문화를 위해 일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미르재단과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 설립, 운영, 이사회 구성 등의 모든 결정은 최씨가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한때 '문화계 황태자'라 불리며 최씨를 통해 문화계 정책·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날 법정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두 사람은 5시간에 가까운 재판 내내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최씨는 재판 말미에 직접 발언권을 얻어 "이렇게 우리가 오게 된 건 서로 죄가 있어서 온 거니까 재판을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면서 "제일 억울한 부분은 미르재단 사람들은 다 차씨 측 사람들이고, 제가 재단을 통해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는 이 재판부와 최씨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특혜 혐의를 심리 중인 같은 법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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