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가다 볼일을 보려고 중간에 내렸는데 개찰구 내에 화장실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들 한 번쯤 있으시죠.
특히 멀리 갈 때에는 참 낭패인데요.
개찰구 밖으로 나가야만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아주 많았습니다.
노승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하철을 갈아타려는 한 승객,
그런데 화장실이 급합니다.
길고 긴 통로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락내리락.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가는 환승 구간 어디에도 개찰구 내 화장실이 없습니다.
표를 끊고 나와서야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화장실 한 번 가자고 기본요금 1천250원을 버린 셈입니다.
▶ 인터뷰 : 안호철 / 인천 구월동
- "굉장히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여러 번 있습니다. 국민이 보편적으로 쓰는 편의시설을 개선해줘야 하지 않느냐."
또 다른 승객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개찰구 밖으로 나와 다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갑니다.
▶ 인터뷰 : 신부현 / 인천 삼산동
- "좀 오래 탈 때에는, 워낙 힘드니까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죠. 간이 화장실이라도 어떻게 좀…."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이런 문제는 비단 한두 곳의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지하철에서 지하철로 가는 환승 구간에 화장실이 없는 역은 수도권의 환승역 87곳 중 절반인 44곳이나 됐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과거엔 화장실 설치 기준 자체가 없었고, 2008년에야 규정이 생겼지만 「지하철 개찰구 밖'에 화장실을 두게 돼 있고, 환승 구간이나 개찰구 안에는 의무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러다 보니 지하철을 만드는 지자체들이 돈을 아끼려고 개찰구 내 화장실 설치를 꺼리는 겁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화장실을 개찰구 안에도 두고 밖에도 두려면 어쨌든 공사비가 문제이잖아요. 공간도 그만큼 확보해야 하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우리나라 지하철.
하지만 승객편의를 위한 서비스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