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수임료` 최유정 "오만함때문에…사죄하고 싶다"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최유정(47)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법질서를 향한 불신을 주고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죄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 심리로 17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최 변호사는 "나의 오만함과 능력에 대한 과신이 가져온 어마어마한 사태로 상처 입은 국민과 옛 동료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처음 기소됐을 때 신문과 TV에서 내 이름과 사진을 보면 호흡이 곤란해져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며 "1심 선고를 받고 재판이 없는 지난 두 달 동안 사건을 차분히 바라보고 제가 저지른 모든 행동과 결과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징금을 낼 형편도 되지 못해 가석방도 없는 6년형을 살 생각을 하면 막막하지만 구치소에서 제 삶의 방향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약자나 힘없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과거 법조인이 될 때의 초심을 다시 마주쳤다"며 "사회에 복귀하면 가난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변호사가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를 최 변호사의 변호인이 미리 준비한 반성문을 대신 읽었다.
변호인은 "최 변호사가 자신의 과오가 가볍지 않다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 사건을 맡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기록을 검토하지 못했으니 추후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브로커 이동찬씨와 공모해 정운호(52·구속 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와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 모씨에게서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각각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상습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받고 구속돼 있던 정씨에게 3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청탁해 보석이 가능하게 됐다'며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수임료 문제로 정 전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4월 그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정운호 게이트'가 발생했다. 이후 최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정 전 대표가 법조인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