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입김으로 대기업 납품·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등 각종 편의를 받고 최씨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된 중소기업 KD코퍼레이션 측이 "삼성 쪽에도 납품하고 싶다고 요청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20일 이 모 KD코퍼레이션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 1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 측이 "증인의 부인이 최씨에게 요구를 전달하자 최씨가 '삼성은 얘기가 안 먹힌다, 절대 안 돼'라며 단칼에 거절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게 들었다"고 시인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납품 청탁과 관련해 "최씨에게 여러 기업체를 얘기했고 그 중에 '현대차는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2015년초 계약이 성사됐다"고 증언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포스코도 거론됐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는 "(현대차에 회사를 소개하는 과정에) 청와대 비서관이 도와주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면서도 "당시에는 최씨에게 얘기한 뒤의 경로나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까지는 알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앞서 그의 부인 문 모씨는 지인 최씨가 "도와주겠다"고 하자 대기업 납품 등을 부탁했다. 그에 대한 사례비로 2013~2016년에 걸쳐 1160여만원대 명품 가방과 현금 총 4000만원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문씨는 같은 유치원 학부형이던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40·불구속기소)를 통해 최씨를 소개받아 알고 지냈으며, 2012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당선된 이후 최씨가 청와대 관련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오후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67)과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54·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재단 설립 및 최씨의 이권 추구 과정에서 청와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증언했다. 권 회장은 지난 14일 한 차례 재판부의 출석에 불응했으나 이날은 직접 법정에 나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57)과 김상만
[정주원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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