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지켜본 시험인양은…고요 속 긴장
↑ 세월호 인양 시험인양 / 사진=연합뉴스 |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첫 단계인 시험인양이 확정된 22일 오전 전남 조도면 맹골수도 해역은 흐린 하늘 아래 쌀쌀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이따금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드러냈으나 이내 자취를 감추기 일쑤여서 가시거리가 매우 짧았습니다.
물결은 잔잔한 편이었지만, 거센 조류로 악명 높은 맹골수도답게 취재진이 탄 선박 주변에서 소용돌이 모양의 파도골이 종종 생겨났습니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6시께 작업 지원선 '센첸하오'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까만 밤바다만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센첸하오는 세월호 시험인양을 벌이는 잭킹바지선에서 약 1∼1.2㎞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잭킹바지선이 선체 인양을 시도하는 사이 후방에서 작업을 지원하고 인양 선체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오염 방지 작업도 나설 수 있는 다목적 선박입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맡은 중국 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보유한 선박 중 가장 큰 편에 속합니다.
이 배는 잭킹바지선을 제외하고는 인양 현장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선박입니다.
그러나 센첸하오 갑판에서 잭킹바지선은 손바닥 한 뼘 정도 크기로 보여 실제 선상에서 어떤 작업이 이뤄지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센첸하오 주변으로는 여러 척의 작업지원 선박이 순찰하듯 운항했습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시험인양 계획이 알려지자 상하이샐비지 소속 선원들이 배 갑판을 오가며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황색 작업복에 흰색 안전모를 착용한 선원들은 2∼3명씩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인양에 필요한 장비를 점검했습니다.
인양 현장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센첸하오의 중국 선원들 얼굴에서도 긴장감은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시험인양은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m 살짝 들어 올려 인양 하중의 배분 상태, 선체 자세, 와이어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조처입니다.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바로 본 인양에 착수해 2만t 가까이 되는 세월호 선체를 바다에서 끌어올리게 됩니다.
인양의 최대 변수는 날씨입니다.
바다는 육상보다도 기상 변화가 훨씬 빨라 날씨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인양 작업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애초 이날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오전 8시께 시험인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30분 이상 늦게야 작업 확정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향후 2∼3일 치 기상 상황 등 작업 환경을 최종 분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단 시험인양이 결정됐으니 기상 상황은 더이상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험인양 결과에 무리가 없으면 바로 본 인양에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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