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숨기려는 자들로부터 그 불순한 의도를 밝혀낼 수 있는 단초가 될 때도 있지만, 때론 무시무시한 괴담이나 음모로 국론을 분열시키기도 하니까요.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 우리 농촌은 다 망한다'
2008년 광우병 파동은 한미 FTA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자, 새 정권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가 수입되면 그걸 먹은 사람 또한 인간 광우병에 걸리고 수십 년간 정신질환을 앓다가 죽는다'
일명 이 광우병 괴담은 아이를 걱정하는 주부들로 하여금 유모차를 끌고 광장까지 나오게 했고, 급기야 수십만 시민들이 촛불을 들게 했죠.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소고기 중 미국산은 45%로, 절반에 가깝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엔 연평균 10%가 늘어 일본 다음으로 미국산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죠.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렸다고 할만한 신고는 적어도 아직까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또, '한미 FTA를 체결하면 우리 농촌이 망한다'고 했던 소문 역시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오히려 연평균 1.9%가 줄었고, 우리 농축산물 수출은 14%가 늘었으니 지금은 되레 미국이 우리에게 재협상을 요구할까 걱정하는 상황이 됐죠.
하지만, 당시 국론을 분열시키고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사람 중 책임을 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세월호 역시 지난 3년 동안 잠수함 충돌설, 국가정보원 개입설, 제주 해군기지용 철근 과다 탑재설로 엄청난 소문이 돌았었습니다.
이젠 세월호와 함께 이런 의혹도 인양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로 그 소문이 맞다면 그와 관련된 사람은 엄중히 처벌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 소문을 만들어 낸 사람, 특히 정치인들이라면 스스로 나서서 국민에게 해명을 해야합니다. 자신들의 위치가 있는데 '아님 말고'식으로 마구 말을 던지고 마는 식의 논쟁 만들기는 없애야 하니까요.
모든 게 비밀이었던 군사독재 시절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늘 진실에 목말라 했습니다. 지금은 정치인들이 소문을 퍼뜨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근거없는 말을 퍼뜨리고 다니는 이들은 사라져야합니다. 적어도 정치인이라면,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도록 우리가 경종을 울려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