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59)이 기부를 통해 돈을 꽃으로 피워내고 있다. '꽃이 돌고 돌아 씨를 만들고 열매를 맺듯, 돈도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아름다운 꽃이 돼야 한다'는 지론을 올해도 변함없이 실천에 옮긴 것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올해 받게 되는 배당금 16억원을 모두 비영리 사회복지재단인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2010년부터 벌써 7년째다. 배당금 누적 기부액은 총 200억원에 달한다.
박 회장은 지난 2008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힌 뒤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인재 양성을 강조해온 그는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을 통한 장학생 육성과 사회복지 사업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2015년에는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한 '청년희망펀드' 조성 사업에 사재 2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청년 일자리 확충은 시급한 과제로 '청년희망펀드'에 대한 기부는 국가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기부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개인 재산 2조원대인 박 회장은 '바르게 벌어야 바르게 쓴다'는 원칙의 소유자다. 최고의 부자가 되기보다는 최고의 기부자가 되는 게 꿈이다. 돈에 대한 철학도 확고하다. 10년 전 펴낸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박 회장은 "꽃이 진정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꽃이 진 뒤 씨앗을 만들고 다시 수많은 꽃을 피우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라며 "돈도 꽃처럼 돌고 돌아 씨를 만들고 열매를 맺어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아름다운 꽃이 되어야 한다"고 썼다. 그가 기부에 열정적인 이유다.
상속이 아닌 자수성가로 한국 금융사 CEO 중 최고 부자가 된 그의 자발적 기부는 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크다. 특히 다른 업계에 비해 기부에 인색한 금융업계이기에 그의 이같은 행보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다.
회사 경영에도 이런 방침은 적용된다. 이익의 사회 환원은 자선이 아니라 일상적 기업활동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에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박 회장뿐만 아니라 모든 임원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하는 '미래에셋 1% 희망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박 회장이 창업 초기인 2000년 75억원의 사재를 털어 만든 비영리 사회복지재단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의 장학금 프로그램은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17년간 4017명의 해외교환장학생이 40여개국을 다녀왔고, 2522명의 국내장학생을 후원했다. 미래에셋은 이 외에도 경제 및 진로교육, 상하이 글로벌 문화체험 등 다양한 국내외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누적 참가자 수는 16만명에 달한다.
또 미래에셋 박현주재단은 '결식아동 및 저소득층 청소년 지원사업', '지역아동센
박 회장은 "1억원, 10억원을 투자해 키운 인재가 나중에 100억원, 1000억원을 벌어준다면 이보다 더 나은 투자가 어디 있겠느냐"며 "굳이 미래에셋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대한민국을 위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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