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선체에 대한 천공을 허락한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꼽히는 '평형수 탱크'에 대해서는 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는 6일 세월호의 최종 육상 거치 시기를 맞추면서도 "평형수 배출 시 사고 원인 조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3일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오는 6일 세월호의 안전한 육상 거치를 위해 천공으로 460t 가량 선체의 하중을 줄이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4일까지 선체 좌현 D데크(화물칸)에 21개소에 천공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세월호 평형수 탱크는 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선체조사위원회는 "평형수 탱크가 밀폐돼 있었으면 절대 손을 대지 않고 조사를 해보려 했다"면서도 "현재 상태로는 평형수 양이나 평형수 탱크 손상 여부가 사고 원인을 밝히는 증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며 천공을 통한 평형수 배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천공 작업으로 평형수가 빠져나갈 경우 세월호 침몰원인을 밝힐 중요한 증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지난 2015년 중앙해양안전심판원도 공식 조사 결과를 통해 세월호 평형수는 1703t이어야 하지만, 사고당시에는 761.2t에 불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선박전문가들 역시 평형수 부족이 세월호 침몰의 상당한 원인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해수부의 평형수 탱크 천공 배제 결정은 세월호 육상 거치 이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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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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