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 부인하는 최순실 "대통령 구속된 참변엔 참회"

'비선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이 구속 수감된 것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뇌물 등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에서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는 "최 씨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이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처신으로 인해 일어난 참변으로 받아들이고 참회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씨는)선의를 베푼 삼성 측에도 죄스러운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같은 시간 서울구치소에서 첫 검찰조사를 받는 '40년지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뇌물 혐의 등에 대해선 "특검은 저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뇌물죄로 팩트를 이미 정해 놓고 진술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43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법정에서 "삼성의 경영·지배구조를 알지도 못하고 그런 큰 회사를 운영해보지도 못해 아는게 없어 진술을 거부했다"며 "특검이 뇌물 프레임으로 저를 조사하니 너무 억울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제가 잘못한 건 더블루케이에서 잘못된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59·구속기소)과 3자 공모를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잘못된 사람들'이란 더블루케이 이사로 재직한 고영태씨와 그 주변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특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의상실 임대료와 직원 급여 등 총 3억원을 대신 납부한 정황을 공개했다. 의상실 디자이너 임모씨는 그의 참고인 진술조서에서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박 전 대통령 의상 제작에 직원 급여와 임대료, 관리비, 원단 비용 등 3억원 정도가 들어갔고 돈은 최씨가 냈다"고 밝혔다. 또 "이영선 당시 청와대 행정관의 차를 타고 신분 확인 없이 청와대 내실을 10번 정도 드나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비용을 받아서 다 정산했다"며 "경제적 공동체(라는 혐의)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특검은 "경제적 공동체라는 개념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간 사회적 경제적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조사였다"고 맞받았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