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폭행 사망한 한 살배기 장례 치를 사람 없어 경찰이 장례

친부의 폭행으로 숨진 한 살배기 아기의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어 경찰이 대신한다.
경찰은 6일 오전 시흥시 한 병원에 아기의 시신을 입관하고 인천시 한 화장장에서 화장해 장례를 치른다. 장례비는 200여만원으로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협조를 얻었다. 운구는 형사기동대 차량으로 한다. 영정 사진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를 치르는 한광규 시흥경찰서 형사과장은 "아기의 조부모를 수소문해 1명을 찾았지만 그분 또한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장례를 치러줄 수 없는 형편"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형사들이 동행해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A군(1)은 지난 4일 새벽 경기도 시흥시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A군은 지난달 30일 친부 B씨(31)로부터 폭행을 당해 복부 장기가 파열된 상태로 5일 동안 앓다가 숨졌다. 숨질 당시 A군의 몸무게는 6.1㎏으로 정상적인 상태의 아기 체중(9.8∼10㎏)의 60%밖에 되지 않았다.
경찰은 A군의 형과 누나도 발육상태가 나쁘다고 판단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해 보호받도록 조치했다. 친모 C씨(22)도 정신적 충격이 심해 여성보호기관에 인계했다.
경찰은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친모 C씨에게도 방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C씨는 불구속 상태이지만 경제사정이 열악해 아들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 모두 학창시절 가출해 부모와 인연을 아예 끊고 살아와 A군의 장례를 치러줄 사람은 없다.
B씨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곧바로 재혼하자 중학교 3학년 때 가출해 혼자 살아왔다. C씨도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가 재혼하자 고등학교 때 집을 나왔다. 두 사람은 2012년에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왔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