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척해진 얼굴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수의 대신 흰색 와이셔츠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가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서는 것은 처음이다. 굳은 표정으로 방청성과 법정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됐지만 불구속 상태인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는 미리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서 이 부회장을 맞았다.
이날 공판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의자의 인정 사항 등을 확인하는 인정 신문을 시작됐다.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영수 특검(65·사법연수원 10기)이 공소사실에 대해 낭독했다. 이 부회장은 피고인석에 설치된 컴퓨터 화면만 차분이 응시하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 측 변론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한 변호인 8명이 맡았다.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 이어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지내 법리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난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55·16기)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57·16기) 변호사, 이용훈 전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판사 출신 김종훈(60·13기) 변호사도 자리했다.
특검팀에서는 박 특검을 비롯해 양재식(52·21기) 특검보, 윤석열(57·23기) 수사팀장 등 모두 7명이 출석했다.
이 부회장 측은 앞서 준비기일과 동일하게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세 차례 면담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했지만 그 뒤에 최순실씨가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정씨만 지원하려던 게 아니었고,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지원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또 최씨
특검 측은 증거 양이 많은 만큼 승마·빙상·미르·K스포츠재단 4가지 분야로 나눴다. 이날 재판에서는 승마 부분부터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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