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가 자욱한 터널을 지나야 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숨 막히는 등굣길이 14년 째나 지속되고 있는데, 지자체와 교육 당국이 이제서야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두컴컴한 터널 안으로 가방을 멘 학생들이 걸음을 이어갑니다.
마스크를 쓰고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보지만, 터널 가득한 매연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방치된 매연은 가드레일과 벽면을 까맣게 덮어버렸습니다.
▶ 인터뷰 : 나윤아 / 중학교 1학년
- "기침도 하고 목도 아파요. 그리고 매연 탓에 코가 간지럽고…"
380m의 터널을 200여 명의 학생이 매일 걸어다니는 이유는 버스를 타면 등교시간이 20분 가까이 더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진권 / 고등학교 1학년
- "버스를 놓치면 대기 시간이 너무 길고 (버스를 타고) 돌아서 가면 10~20분 더 걸려서, 터널로 지나가는 게 꺼림칙하지만…"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터널 밖 초미세먼지는 17μg이 나왔습니다. 터널 안 사정은 어떤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터널 한가운데서 초미세먼지를 측정해보니 바깥보다 5배나 높은 100μg이 나왔습니다."
세계 보건기구의 기준치 25μg의 4배에 달하는 건데,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에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노출된 겁니다.
교육 당국과 자치단체는 일단 터널을 통과하는 순환버스를 임시방편으로 투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김옥증 / 경남도교육청 장학관
- "버스 노선 확장과 같은 대책이 있지만, 그것은 지자체의 협조가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에 그쪽에서도 적극적으로…"
터널 미세먼지에 방치된 지 14년, 투명 차단벽 설치와 같은 근본적 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진은석 기자
영상편집: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