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인지 봐줄게" 1억원짜리 금괴 훔쳐간 동네친구

지인이 팔려는 1억원 상당의 금괴가 진짜인지 확인해주겠다며 가져간 다음 그대로 들고 달아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 방배경찰서는 "진짜인지 확인해주겠다"며 친구로부터 금괴를 건네받은 뒤 그대로 도주한 안 모씨(56)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동네 친구인 피해자가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 짜리 금괴 두 점(1억 800만원 상당)을 처분하려 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들었다. 지난 6일 오후 3시쯤 안씨는 "금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며 피해자를 서초구 길거리로 불러냈다.
피해자와 만난 안씨는 "잠깐 가져가 진짜인지 확인하겠다"면서 금괴를 건네받고는 인근에 주차된 차를 타고 현장을 그대로 빠져나왔다. 신체장애가 있는 피해자는 자신의 차 운전석에 앉은 채 금괴를 건넸으며 안씨로부터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안씨의 차가 움직이자 뒤따라갔지만 결국 놓쳤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안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종로구라는 점을 확인하고 일대 귀금속점과 숙박업소를 탐문하던 중 한 숙박업소 앞에서 안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리고 신고 8시간만인 7일 새벽 금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채 숙박업소에 숨어있던 안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압수한 순금 바의 일련번호가 인위적으로 지워진 흔적이 있고 피해자의 순금 바 취득경위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해 순금 바의 진위 여부 및 입수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