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이후로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의 불안감은 여전한데요.
어두워지면 불안해지는 곳이 한강 공원 화장실인데, 위급 상황 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면 즉시 경찰이 출동하는 음성인식 비상벨이 설치됐다고 합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 한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공중 화장실에 대한 여성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 인터뷰 : 김은지 / 강원 원주시
- "갑자기 사람이 나타날까봐 무섭기도 해서 가기가 무서운…."
그런데 한강공원 여자화장실이 달라집니다.
화장실에 들른 한 여성이 남자가 있는듯한 낌새에 불안감이 급습해 급기야 비명을 지릅니다.
"살려주세요."
이 소리에 비상벨이 큰소리를 내며 반응하고 112 상황실과 곧바로 연결됩니다.
"어떤 남자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경찰 출동하겠습니다."
상황실 연락을 받은 가장 가까운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화장실을 둘러봅니다.
화장실에 설치된 건 음성 인식 비상벨로, 여성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사람살려', '살려주세요'를 외치면 경찰 상황실과 곧장 연결됩니다.
위급 상황에서 손으로 누르던 비상벨보다 효과적으로 대처가 가능하진 겁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사람 살려" 남성은 이렇게 소리쳐도 벨이 울리지 않는데요. 여성 목소리만 인식해 오작동 신고를 줄이도록 했습니다."
▶ 인터뷰 : 박병현 /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총무과장
- "위급 상황 시에 버튼보다는 위급한 음성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바로 경찰청 상황실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이같은 음성인식 비상벨은 한강공원 여자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 140곳에 설치돼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 달부터 본격 운영됩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onair@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