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현정 휴크리에이티브 대표이사 [사진 = 유용석 기자] |
윤현정 휴크리에이티브 대표이사는 공연·전시업계에서 '프레젠테이션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입찰 경쟁 PT에서 그가 발표를 맡는 족족 사업을 따오기 때문에 생겨난 별명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에만 아트홀, 박물관, 문화원, 복합문화시설, 공원 조성, 체험관, 견본주택, 홍보관 등 무수한 입찰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심사위원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프레젠테이션에 있다. 나날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공연·전시업계에서 80% 이상의 승률을 올리는 윤현정 대표. 그 비결이 뭔지 윤 대표를 직접 만나서 들어봤다.
윤 대표는 크게 제안서를 짤 때와 PT할 때, 질의응답(Q&A)을 진행할 때 등 세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먼저 제안서를 짤 때는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데 있어 최종 발표 자료는 반드시 발표자가 정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자와 발표자가 동일한 경우가 있지만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예컨대 입찰 PT의 경우 기획자, 디자이너, 문서정리, 편집, 발표가 각각인 건이 대부분이다. 윤 대표는 "발표자가 문서를 다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 만든 자료를 받았더라도 제일 마지막에는 본인의 스타일대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라면서 "각각의 사람마다 말하는 논리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발표자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 발표를 진행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 페이지에는 반드시 한 가지의 메시지만을 담을 것을 주문했다. 불필요한 글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직관적인 이미지, 키워드, 텍스트 만을 배치한 뒤 말로써 풀어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슬라이드에 내용이 많다보면 한 페이지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 청중은 그 내용을 다 받아들이지 못한다"면서 "가능한 한 페이지에는 한 개의 메시지만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절제된 쇼(A Restrained Show)'라고 정의했다. 짧은 시간 동안 청중 앞에서 비슷한 주제를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튀고 집중시켜야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은 하나의 쇼로 경연용 노래와 아주 비슷하다"면서 "집에서는 잔잔한 노래를 듣는 게 좋지만 공연용으로는 신나는 음악이 끌리듯 PT에도 롤러코스터와 같은 '강약'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시작과 엔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세 번의 임팩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도입부에서 스토리텔링 등 감성적인 임팩트를 주고 이후에는 일반적인 PT처럼 스마트하게 전개한다"면서 "이후 7~8분 가량 이야기하면 청중은 심심해하고 지루하게 되는데 그때 중간에 시청각 자료 등을 활용해 시각적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동영상과 사운드를 동원해 임팩트를 주거나 가용하지 않을 경우 화려한 사진이나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한다는 것. 그 이후에는 기획자의 마인드를 적용해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보다 실감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대표는 반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많은 발표자들이 PT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요약에는 힘을 빼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부분의 발표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요약을 안 한다는 것"이라면서 "노래에도 후렴구가 있듯 프레젠테이션 역시 본 PT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를 최소 5번 이상은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외 경쟁자나 청중·심사위원들에 따라 발표 컨셉을 다르게 정하는 것도 한가지 팁이라고 전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경우 대개 발표자보다 학력·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많다. 이럴 경우 발표자는 지나치게 자신감 있는 태도보다는 조금은 공손한 자세를 내비치며 프레젠테이션의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질의응답 시 부정적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