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독으로 암을 고친다는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한의학계에서는 복어독은 치명적이서 약으로 쓰지 않는다는데, 절박한 암 환자의 마음을 이용해 복어독 성분이 든 무허가 의약품을 만들어 판 업자가 적발됐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상자에 가득한 복어 수십 마리를 검은색 그릇에 쏟아 붓더니
미숫가루에 버무려 건조기에 집어넣습니다.
62살 권 모 씨는 이런 식으로 가공한 복어를 빻아 이른바 복어환을 만든 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암 치료제라며 광고했습니다.
입소문을 타며 복어환은 봉지당 10만~20만 원에 팔려나갔습니다.
▶ 인터뷰 : 권 모 씨 / 복어환 제조·판매업자
- "복어 먹고 좋아진 사람도 있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패하는 경우는 겁을 많이 내서 그래요."
하지만 복어환에는 맹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콩알만 한 이 복어환의 독성은 고작 14알만 먹어도 성인의 치사량에 이를 정도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던 암 환자들은 치료는커녕 몸 상태만 악화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유방암 3기 환자
- "종양의 크기가 굉장히 짧은 시간에 치고 올라왔어요. 쇄골까지 올라온 거죠. (복용 뒤) 설사라든지 발진이나 두통, 불면, 구역질도…."
한의학계에선 복어독은 아예 약으로 쓰지 않는다며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 인터뷰 : 이영종 / 가천대 한의대 교수
- "오히려 동의보감에는 복어의 내장과 알, 피 등에 독성이 심각하므로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이번에 적발된 복어환은 100킬로그램, 2천여만 원어치.
권 씨는 지난 2010년에도 2억 원 상당의 복어환을 만들어 판 혐의로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에 또 쇠고랑을 차게 됐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