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연합뉴스 |
30여 년간 떨어져 살던 아들을 찾아달라며 심부름센터 직원을 고용한 80대 여성이 돌연 대부도 갯벌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배경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나, 이 여성이 숨진 장소 근처에는 심부름센터 직원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망과의 연관성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10분께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한 갯벌에서 A(8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 시신에서는 외상 등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폐에서 미량의 플랑크톤이 발견됐다"며 익사 가능성이 있다는 구두소견을 내놨습니다.
사망 자체를 놓고 보면 '황혼 자살'로 보이나 이 여성이 숨질 당시 한 남성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실제로 A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인 9일 밤 A씨는 거주지인 성남에서 한 젊은 남성의 승용차를 타고 대부도로 온 뒤 홀로 바닷가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습니다.
A씨를 태워 온 남성은 A씨가 바다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고, 차를 타고 왔던 길로 향했습니다.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가 시작됐고, 남성은 최근 A씨가 헤어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용한 심부름센터 직원인 B(33)씨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바로 A씨는 지난달 중순 300만원을 B씨에게 주고 일종의 '심부름'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은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아들을 찾아줄 것과 현재 사는 집의 월세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계약이 모두 이행되기 전 A씨는 갑작스레 대부도행을 택했습니다.
B씨의 말로는 그가 "아들을 만나러 미국을 가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며 대부도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도로 향하던 길에서는 A씨가 "잘 살아라"라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그러나 대부도에 도착해 바닷가로 향하는 A씨를 보고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등의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경찰은 유기치사 혐의로 25일 B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
B씨는 경찰에서 "무서워서 그랬다(되돌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A씨가 바닷가로 가는데도 말리는 등 적극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체포해 조사를 벌인 것"이라며 "보강수사를 거쳐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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