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대형 산불, 적은 강수량·건조한 날씨·강풍…입산자 부주의 주요 원인
↑ 사진=연합뉴스 |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서 볼 수 있듯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말라버린 봄철 산은 화약고나 다름없습니다.
적은 강수량에 건조한 날씨, 강풍까지 부는 계절적 특성 탓에 봄철 산불은 한 번 붙었다 하면 삽시간에 온 산으로 번지고, 심한 경우 민가까지 덮쳐 큰 피해를 냅니다.
겨울철 뜸했던 행락객까지 대거 몰리면서 봄은 더더욱 대형 산불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해마다 산불의 60%가 3∼5월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만 봐도 봄철이 산불에 가장 취약한 계절임을 알 수 있습니다.
12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산불 탓에 강릉에서는 약 57ha의 산림이 순식간에 재로 변했습니다. 같은 날 산불이 난 삼척에서도 약 270ha의 산림이 허무하게 타버렸습니다.
이번 산불로 37가구 82명에 달하는 지역주민이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진화 중이던 산림청 헬기가 비상 착륙하는 과정에서 정비사 1명이 순직하기도 했습니다.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화재를 포함,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451건입니다.
올해 들어 4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에 발생한 산불이 이미 작년 한 해 발생한 건수(391건)보다 15.3%나 많았습니다.
하루 평균 3.4번꼴로 전국의 산이 화마에 시달린 셈입니다. 피해 면적은 513.11ha에 달해 지난해 1년동안의 피해 면적(378㏊)보다 무려 35.7%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올봄 전국적으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한 이유로 건조한 날씨를 꼽았습니다.
올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130일 중 건조 특보가 내려진 건조일수가 총 93일이었습니다. 최근 10년(2007∼2016)간 건조일수 평균인 74.3일을 훨씬 웃돕니다.
강수량 부족과 고온 현상도 산불 발생 증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달 강수량은 65㎜에 그쳐 평년(78.5㎜)의 84%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232.2㎜)도 평년(271.3㎜)의 85%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지난달 평균 기온은 전국 평균 기온 값을 측정하기 시작한 1973년 관측 이후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 원명수 연구관은 "올해는 평년보다 기온이 1∼2도 높아 고온 현상이 이어졌고 비까지 적게 내리면서 산불이 많이 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강수량이 비교적 적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에 봄철(3∼5월)은 산불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산림청이 발표한 산불통계 연보에 따르면 작년 발생한 산불 391건 중 봄철 발생 건수가 285건(57%)이나 됐습니다.
최근 10년 봄철 발생 평균 건수를 살펴봐도 5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계절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산림 당국은 건조하고 비도 별로 오지 않는 환경에서는 산에 있는 낙엽 등이 메마를 수밖에 없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번지면서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난해 산불 발생 원인 중 입산자 부주의로 인한 불이 전체 발생 건수의 30%였다"며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쉬운 계절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산림청은 전국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 다발하자
국가기관 진화 헬기 자원의 긴급동원 체계를 강화해 공중진화 능력을 높이고, 험준한 산악지형 산불 대응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특수진화대를 광역단위로 확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