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 제공: 연합뉴스] |
예술위원회 부장 장모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김 전 실장을 향해 "오래전부터 많이 뵙고 싶었다"며 "하지만 뵙고 싶었던 때는 오늘 이 자리가 아니라 2015년 배제리스트가 한창일 때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지시를 내린 사람을 직접 만나 왜 이것이 말이 안 되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싶었다"며 "아쉽게도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장씨는 블랙리스트를 "도저히 온전한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조리한 명령"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실행하기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원배제 리스트가 한창일 때 1년 동안 받은 지시는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 였다"며 "한국문화 활성화 방안이나 연극계 활성화 방안과 같은 지시는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남북분단, 6·25전쟁, 군사독재를 언급하며 김 전 실장이 예술작품들을 좌파 성향으로 지목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실장도 피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없었다면 김 전 실장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
이어 "김 전 실장이 박근형의 '청춘예찬', 이윤택의 '문제적 인간 연산',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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