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향 김대진 예술감독 돌연 사표…그 속에 숨겨진 갈등은?
↑ 수원시향 김대진 / 사진= 연합뉴스 |
9년간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이끌어 왔던 김대진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돌연 사표를 제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수원시향 사무국을 통해 수원시청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그는 내년 4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상태이며, 사표 제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수원시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일단 사표 수리를 하지 않고 사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수원시향의 수준을 높이는 과정에서 단원들과 감독이 감정적으로 쌓인 게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김대진 감독은 미국 줄리아드 음악대학·대학원(박사과정)을 졸업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지난 2005년 문화관광부 올해의 예술상 음악 부문, 2012년 한국음악협회 기악 부문 한국음악상, 올해 대원음악상 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2008년부터 수원시향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이래로 수원시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취임 이듬해인 2009년 미국 뉴욕 카네기홀 전석 매진을 이끌어냈으며, 2011년 객석예술인상 수상, 2012년 창단 30주년 전국 9개 도시 전국투어 연주 성공 개최, 2014년 이탈리아 메라뇨 국제뮤직페스티벌 폐막공연 공식초청 등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이루어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김 감독의 시향 운영방식과 단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관계자는 "시향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이려고 김 감독이 단원들을 강하게 훈련했는데, 일부 단원들은 감독의 말과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그런 정도는 다른 시향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단원도 있다, 김 감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월 수원시향에 설립된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는 이러한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노조 측은 김 감독이 단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한다며 시향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지난달 5일 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에 대한 일부 혹평을 근거로 김 감독이 단원들에 강하게 질책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 감독은 고민 끝에 지난 10일 모든 단원 앞에서 "연주를 더 잘하자는 취지에서 한 말인데 지나쳤던 것 같다. 후회하고 사과한다"고 공식적인 사과표명을 했고, 이후 시향 사무국에 사표를 제출한 뒤 잠적한 상태입니다.
수원시향 관계자는 "김 감독이 수원시향을 해외초청을 받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시향 발전에 공헌한 부분은 노조든 누구든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 "좋은 연주를 하려는 감독과 단원 간의 '감정싸움'이 일어나고 있는데, 잘 수습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원시향 노조 관계자는 "김 감독님이 단원들에게 인격적으로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만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혹평을 받은 연주에 대한 책임이 단원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지휘자인 감독님에게있는데도, 수원시는 자꾸 문제의 책임을 단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또 "지휘전공이 아닌 피아니스트인 김 감독을 수원시가 낙하산 채용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독
수원시향의 단원들은 김 감독이 사표를 제출한 다음날 사임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93명 참석에 77명이 사임에 찬성했습니다.
김 감독과 단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