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소주업체인 무학이 영업 담당 간부들에게 판매량 목표달성을 강요하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최근 출시한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의 판매량 증대를 위해 영업 부문 간부들에게 각서를 받았다. 각서에는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퇴사를 비롯한 어떤 인사상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뿐만 아니라 일반 영업직원도 최근 사측의 판매량 증대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학의 이번 조치는 부산 소주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대선주조의 시장 잠식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주조는 한때 부산 소주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지만 2007년 전 대주주가 회사를 비싼 값에 사모펀드에 매각한 '먹튀 논란' 이후 시장 점유율이 15% 정도까지 떨어졌다.
이후 10년간 부산 소주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던 대선주조가 올해 초 16.9도짜리 '대선블루'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잠식하자 위기감을 느낀 무학이 이달 1일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을 내놓으며 70%에 달하는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각서 사건은 지난해 6월 충주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수도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던 무학이 부산 소주시장에서 위협을 느끼자 영업조직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학이 국내 3대 소주회사로 성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런 잘못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이런 전근대적인 영업방식
이에 대해 무학 관계자는 "영업조직 내부에서 판매량 증대와 시장 장악을 위해 자발적으로 각서를 제출한 것이지 회사 차원에서의 강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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