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얀 보키요 창업자 |
요즘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에 설치했다는 어플이 있다. 바로 에어비주얼이다. 에어비주얼은 공기질 데이터를 집계해 보여주는 서비스로 지난 3월 '서울의 공기질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나쁘다'는 뉴스의 데이터도 바로 에어비주얼에서 나왔다. 에어비주얼은 사회적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를 만든 사람이 얀 보키요 창업자다.
20년 전 가족과 함께 베이징으로 이주한 보키요 창업자는 다섯 아이의 아빠라서 누구보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5년 회사를 그만두고 에어비주얼을 창립했다. 각국 정보가 제공하는 공식데이터 외에 에어비주얼에서 만든 개인 공기질 측정기인 노드(Node)에서 집계한 데이터도 제공한다.
영어서비스인 에어비주얼이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정부 데이터에 대한 불신이 한몫했다. 그런데 보키요 창업자는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한국에서 에어비주얼이 제공하는 정보는 모두 한국정부 데이터"라면서 "유일하게 다른 것은 우리는 미국의 AQI(공기질지수)를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AQI 지수가 가장 엄격한 국가중 하나다. 똑같은 미세먼지 수준에서도 우리정부는 '보통'이라고 발표하지만 에어비주얼에서는 '나쁨'이라고 표시된 점이 결국 정부데이터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AQI도 미국보다 덜 엄격해 한국과 비슷하게 정부 데이터에 대한 불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측정소의 위치문제를 지적했다. 보키요 창업자는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측정소가 실제 사람들이 공기를 마시는 높이가 아니라 훨씬 높은 곳에 설치되어있다"면서 노드가 실질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실제 공기질은 개선되고 있지만 미세먼지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민감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베이징에서도 과거에 공기질이 더 나빴고 지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환경에 대해 더 높은 기대치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데이터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잘 알아야만 (정부나 기업에) 이런 요구사항을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오염물질이 한국으로 건너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베이징의 오염물질의 다수는 허베이성(경기도처럼 베이징을 둘러싼 지역)에서 사용되는 석탄연료에서 온다"면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석탄을 사용해야 하는) 가난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빠르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해문제를 주변이웃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언제나 가장 쉬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공해의 상당부분이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이며, (외부에서 온다고) 내부에서 노력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도 아니다"고 조언했다. 베이징도 10여 년 전만 해도 석탄연료로 난방을 하는 곳도 있었지만 많은 노력으로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다.
아이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실외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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