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연 당크디자인하우스 대표 |
이수연 당크디자인하우스 대표(49)가 11년째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 포인트는 바로 일·가정 양립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일이다. 넥타이·스카프 등 다양한 패션 소품의 디자인부터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는 작은 회사가 길지 않은 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젊은 시절 유명 패션업체 기획실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평소 지인들에게 선물과 패션 코디네이션에 대한 센스 있는 조언으로 입소문이 나 있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2006년 회사를 세우고, 유명 백화점을 비롯해 브랜드파워가 큰 명품이 아니면 쉽게 입점하기 힘든 인천공항 롯데면세점까지 진출해 '당크'를 알리고 있다. 삼성물산·대한항공·두산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도 당크의 B2B 단골 고객이며 제품에 대한 오랜 신뢰가 쌓이면서 연예인과 CEO들도 즐겨 찾는 상품이 됐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인 이왈종 화백의 제주 풍경도 당크의 제품 안에서 글로벌 패션 패턴으로 변신하며 화제가 됐고 지난 대선 때는 한 후보의 넥타이 코디를 직접 맡으면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많지 않은 15명의 직원을 데리고 이렇게 회사를 키워온 이 대표가 직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결혼도 꼭 하고 아이도 될 수 있으면 많이 낳아 열심히 키우고 또 회사에 복귀해 일을 하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출산·육아 휴직을 반기지 않는 모습과는 반대다. 그는 특히 전문직 여성이 출산을 꺼리는 것을 아쉬워하며, 적어도 자신의 회사에서 만큼은 결혼과 출산이 장애가 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스무 살이 넘은 큰 아들을 둔 이 대표는 2년 전에 늦둥이까지 낳으면서 아이가 주는 행복을 직원들에게 전하고 있다.
"직원들이 당장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가 중요하게 보일 수 있지만, 눈 앞에 있는 것만 보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저는 직원에게 인생을 길게 보고 행복을 설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합니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 몸은 힘들지만 인생을 새로 보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가정의 행복 뿐 아니라 회사 CEO로써 시장을 다르게 보는 눈도 갖게 됐습니다. 또 육아의 힘든 점을 다시 경험하면서 워킹맘의 고충을 더 잘 이해하게 됐죠."
이 대표는 그러나 조직에서 여성들이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들도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처럼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여성들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강약의 조화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렇듯 일할 때는 프로의 자세를 강조하는 이 대표는 출산을 하루 앞둔 날까지 예정된 직원 면접을 볼 정도로 일과 가정의 구분에 늘 철저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은 갓 태어난 늦둥이 육아에 전념했지만 올해는 회사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당크를 키우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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