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3일) 열린 첫 공식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전히 올림머리와 남색 외투를 고수한 모습이었습니다.
함께 재판을 받게 된 최순실 씨는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고개를 숙였는데요.
두 사람은 '40년 지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를 외면했습니다.
이현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호송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올림머리와 남색 외투를 고수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손목의 수갑과 왼쪽 가슴에 달린 구치소 표식, 그리고 수척해진 얼굴은 감추지 못했습니다.
굳은 얼굴로 재판을 받기 시작한 박 전 대통령은 판사가 자신의 직업을 묻자 '무직'이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이후, 표정 변화없이 3시간 가까이 검사들이 앉은 맞은편을 바라보며 재판에 임했습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최순실 씨의 모습은 박 전 대통령과 다소 달랐습니다.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고개를 숙이며 애써 박 전 대통령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나 최 씨는 재판 말미에 자신에게 발언 기회가 오자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재판정에 나오게 한 자신이 죄인"이라며 울먹였고,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경재 변호사의 양옆으로 앉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한 번도 서로 바라보지 않아 '40년 지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습니다.
MBN뉴스 이현재입니다. [guswo1321@mbn.co.kr]
영상취재 : 박상곤·조영민·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