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난지 3년, 그동안 무용지물이 돼버린 경기장 문제가 여러 번 지적됐죠.
그런데, 경기장만이 아니었습니다.
축구장 40개가 넘는 면적의 정체모를 땅이 경기장 주변에 방치되고 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3년 전 아시안게임이 치러진 인천 선학경기장입니다.
그런데, 경기장 남쪽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넓은 땅이 나타납니다.
경기장이 지어진 만큼이나 넓은 땅.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확인결과, 이 땅 역시 원래 인천시가 경기장을 짓겠다고 수백억 원의 세금을 들여 샀던 땅입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경기장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곳곳에 쓰레기와 잡동사니 뿐이고, 경기장 예정부지에서 보란듯이 인근 주민들이 불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양궁과 사이클 경기가 열렸던 인천 계양경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쪽으로 역시 같은 경기장 부지였던 넓은 땅이 텅 비어 있고, 인천시의 경고문에도 곳곳에 불법경작된 논밭이 즐비합니다.
▶ 인터뷰 : 불법경작 주민
- "남들도 다 (불법경작을) 하니까. 저 땅도 내가 작년에 (경작)하던 땅이니까."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초 경기장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고 땅을 너무 많이 사들이는 바람에 경기장도 못 짓고, 그렇다고 다른 용도로 쓰지도 못한 채 땅을 방치해온 겁니다.
이렇게 방치되는 땅은 3개 경기장에서만 32만4천㎡ 이릅니다. 축구장 46개에 달하는 면적으로 1천억 원 가까운 돈이 낭비 된 셈입니다.
다만 인천 남동경기장 주변 땅에는 궁여지책으로 구청이 시에서 땅을 빌려 넓은 보리꽃밭을 만들어놨지만 정작 보러 오는 사람도 없이 생뚱맞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별도로 추진하는 건 없어요.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을 하고 있고…."
주먹구구식 국제대회 경기장 건설로 시민들의 아까운 혈세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