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안아키 카페)에서 주장해온 이른바 '자연치유법'에 대해 "가짜뉴스보다도 더 심각한 사기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30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안아키 카페와 자연치유법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안아키 카페는 한의사 김효진 씨가 2013년 4월 개설해 현재 회원만 6만여 명이다. 이들은 극단적인 자연주의 육아를 내세우는데 대표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례는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거부하고 화상에 온찜질을 권하거나 간장으로 코(비강)를 세척하는 것 등이 있다.
최근 아토피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피부가 심각하게 손상된 어린아이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아동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발표자로는 의협 산하 학술단체인 대한감염학회의 엄중식 학술위원과 이재갑 신종감염병 특임이사(한림대 강남성심병원)가 나섰다.
엄 학술위원은 "자연치유법은 백신이 발견되기 이전인 1800년대에 유행했던 치료법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적용하자는 허무맹랑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의료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 행위이므로 가짜뉴스보다도 죄질이 더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엄 위원은 "예를 들어 수두에 걸린 아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임산부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며 "안아키 카페가 주장하고 있는 치료법에 조금이라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면 의학적 견해를 내세워 비판하고 싶지만 그럴 만한 여지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 특임이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안아키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수두 파티'처럼 백신을 맞지 않고 각종 바이러스에 일부러 감염시켰다가 자연적인 회복을 기대하는 치료법에 대해 경고를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안아키 카페가 주장하고 있는 예방접종 안 하기, 고열 소아 방치, 간장으로 코 세척, 화상에 온수 목욕, 아토피에 햇볕 쬐기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
그러면서 "질병치료와 예방에 반의학적인 요법을 적용해 '자연치유'라는 말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현혹하고 우리 아이들의 생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자들은 불법의료행위는 가중 처벌로 엄중히 다스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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