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식용으로 들여왔던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들이 우리나라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토종 물고기들이 사라지다보니 인근 어민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김영현 기자가 외래어종 퇴치현장을 동행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작살을 든 잠수부들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들어간 지 10여 분, 어른 팔뚝만 한 배스가 곳곳에서 잡히기 시작합니다.
어린 배스와 블루길은 물론 거대한 60cm 배스도 발견됩니다.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습성 때문인지 입안에서는 삼키다 만 토종 민물고기들이 나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잠수부 4명이 3시간 만에 잡아들인 큰 입 배스는 무려 3백여 마리에 이릅니다."
▶ 인터뷰 : 한신철 / 생태계교란어종 퇴치협회장
- "입에만 들어가면 소화가 되고 있어요. 바로 위에서…. 그러면서 끊임없이 사냥을 해요."
또 다른 드넓은 호수를 배를 타고 나가봤습니다.
퇴치 작업에 나선지 한 시간 만에 잡은 배스는 수십 마리.
눈치가 빨라 그물로 잡기 어려운데다, 천적도 없다 보니 이제는 셀 수 없을 만큼 물속을 점령해버렸습니다.
실제로 전국 12개 대형 호수 가운데 6곳에서 외래어종이 토종어류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손승우 / 인근 어민
- "이맘때면 뱀장어나 이런 게 나와야 하는데…. 망에도 고기 한 마리 안 들어가고…. "
외래종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식용으로 먹기를 꺼려해 낚시꾼들조차도 잡으면 놓아주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낚시꾼
- "당기는 맛이죠! 잡는 맛. 놔줘도 상관없는데…. 그런데 (먹는) 맛이 없어요."
배스 퇴치에 나선 지자체와 정부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외래어종이 수중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임성우 VJ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