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오 "최순실, 마사회 인사에 개입했다고 생각"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가 한국마사회 임원 선임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뇌물공여 등 혐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최씨가 마사회 부회장 후보 3명 이름을 거론했다"며 "'이력서를 갖고 와라, 발설하지 마라'고 당부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초 이상영 전 마사회 부회장이 제게 '정 실장(정윤회)을 좀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며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으니 이 전 부회장은 '연임을 좀 하고 싶어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정씨와 연락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최씨에게 이를 전했다"며 "그러자 최씨가 이 전 부회장에 대해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씨는 이후 2015년 5월 마사회 말 산업 본부장 겸 부회장 후보라며 김영규씨 등 3명의 이름을 거론하고 이들을 아느냐고 물었다"며 "김 부회장이 능력이 있다고 말하니 '이력서를 갖고 와 달라'고 말해 갖다 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마사회 내부에서는 이 전 부회장의 후임자로 김 부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부회장으로 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며 "최씨에게 소문에 대해 묻자 '김영규가 갈테니 발설하지 마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김 부회장은 2015년 8월 마사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비춰볼 때 '김 부회장 선임은 그들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현명관 회장 선임도 최씨가 개입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