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4대 강 사업이 준공된 이후 순기능과 역기능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죠.
녹조 심화 등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반대 논리에 맞서 찬성하는 쪽에서는 가뭄과 홍수예방 효과를 강조하는데, 이 기능도 자칫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 된 얘기인지 심우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구미보 인근 낙동강과 지류인 감천이 합류하는 구간입니다.
지류에서 쓸려 나온 모래가 낙동강을 삼켜버릴 듯이, 거대한 부채꼴 모양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수심이 채 50cm도 되지 않습니다.
4대 강 사업 당시, 홍수를 막겠다며 강바닥을 파내 수심을 6m로 만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원상태로 되돌아간 겁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수심이 6m라는 구미보 인근 낙동강 중간 지점인데요,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4대 강 사업 이후 쌓인 모래 탓에 수심이 제 종아리, 고작 20cm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단 이곳만이 아닙니다.
하천학회 조사 결과 구미보와 강정보 사이 40km 구간 곳곳에서 이런 식으로 다시 쌓인 퇴적물은 애초 파낸 모래량의 30%가 넘습니다.
낙동강 바닥은 6미터나 낮아졌지만, 옆에서 흘러들어오는 지류의 바닥은 여전히 높아 낙차가 생기면서 지류에서 깎인 흙과 모래가 합류지점에 차곡차곡 쌓인 겁니다.
▶ 인터뷰 :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재퇴적 현상인데 그것은 일종의 자연이 스스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문제는 4대 강 다른 구간에서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예상돼 홍수 예방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창근 /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낙동강을 포함한 4대 강 모두에서 역행침식(재퇴적)이 발생했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구미보와 강정보 구간에 쌓인 퇴적물을 다시 파내는 데 드는 비용만 2조 원.
설사 다시 파낸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또다시 쌓이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헛돈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