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에서 가르쳤던 한 학생이 취업 인터뷰를 마친 후 장문의 편지를 보내온 적이 있습니다. 신문에 나오는 경제기사를 주제로 잡으며 학생들을 가르쳐왔는데 이러한 수업들이 취업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하더군요. 이같은 방식이 취업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였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2015년부터 성균관대 경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영주 닐슨 교수는 과거 15년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채권과 외환 전문가로 활약해 온 금융 전문가다. 알리안츠 헤지펀드 전략 리서치 헤드, JP모건 채권시스템 트레이딩 헤드, 컨타비움캐피탈 뉴욕파트너 최고투자책임자 등은 그가 거쳐 온 자리들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한가운데인 월스트리트에서 6조원 이상의 펀드를 운용했던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것이다.
글로벌 금융전문가로 활약했던 그가 2015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후 처음 느낀 것은 학생들이 경제학을 공부하면서도 경제학 이론들이 매일 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었다. 영주 닐슨 교수는 자신이 G10국가 등에 투자하면서 고민했던 각 국가들의 거시경제나 중앙은행에 대한 내용들이 바로 경제학 교과서에 다 담겨 있었다며, 이를 현실과 가장 잘 접목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경제신문이라고 강조한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닐슨 교수가 지금도 매일 아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꼭 하는 일은 매일경제, 월스트리트저널 그리고 파이낸셜타임즈를 정독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 경제신문을 다 읽는 다는 것은 어찌보면 국제금융을 다뤄 본 사람의 버릇같은 것입니다. 이 신문을 다 읽는다는 건 참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신문의 토픽을 함께 다루는 것 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를 연결시키는 트레이닝을 매일같이 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영주 닐슨 교수는 교수 임용 첫 해에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월가 금융인들을 직접 수업 현장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닐슨 교수는 월가 금융 전문가들과 스케줄을 조율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학생들에게 보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회를 마련하는 등 자신의 강의에 열정을 쏟는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 사장단에게 '금융환경 변화와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쟁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잘 나가던 월가의 금융인으로 활약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 건 당시 위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서였다고 영주 닐슨 교수는 회상한다.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는 그 해 돌아가셨고 한국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끝이 난 셈이지만 이젠 한국의 삶이 즐겁다"며 "월가에서는 늘 투자자만 만났는데 한국에서는 훨씬 다양한 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닐슨 교수는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잘살 수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늘 눈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저도 학생 시절엔 신문을 통해 넓은 시야를
[이윤재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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