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심야 시간 인적이 드문 야산에 천막을 치고 수십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도박장을 열거나 상습적으로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 등)로 총책 김모(38)씨와 도박참여자 이모(65·여)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4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13명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천안, 아산, 당진, 예산지역 야산 중턱에 천막을 치고 속칭 아도사키(줄도박) 도박장을 열었습니다.
이씨 등 32명은 상습적으로 도박에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도박장을 열어 거액의 도박을 한 날은 확인된 것만 13일입니다.
김씨 등은 창고장(총책), 마개(패 돌리는 사람), 상치기(판돈 수거·분배), 문방(망을 보는 사람), 전주(돈 빌려주는 사람), 무수리(간식 판매자), 선수(도박참여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도박장에서는 한 판에 100만∼500만원이 오갔습니다.
하루 평균 100판 이상 도박이 벌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13일 동안 도박판에서 오간 돈은 약 30억원입니다.
도박장 개설이나 도박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주부가 31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이나 경기, 경남 등에서 원정 도박하러 온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씨 등은 차량 접근이 어렵고 인적이 드문 야산을 옮겨 다니면서 대형 천막을 설치해 속칭 '하우스'를 개설했습니다.
모집책을 이용해 도박참여자를 모집한 뒤 중간 집결지에서 만나 승합차로 도박장까지 실어 날랐습니다.
도박장으로 가는 길에 이중삼중으로 문방을 세워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도박 운영자들과 연계한 조직폭력배들은 도박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연 520%에 달하는 이자를 받아 챙기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매일 야산을 옮겨 다니며 도박 장소를 바꿨고, 중간 집결지도 수시로 변경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가정주부가 도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약 5개월간의 탐문 및 잠복수사로 도박이
문방을 피해 1시간가량 산을 타고 도박장에 접근한 끝에 일망타진했습니다.
현장에서 판돈 3천700만원과 무전기 등을 압수했습니다.
이강범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사회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정을 파탄시키는 기업형 도박단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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