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른다는 얘기로,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지요.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와 코미의 공방도 이 '상명하복'을 거스른 것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수사를 그만하자고 했을 때 국장은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명령에 복종하지않자 해임된 국장이 그 사실을 공개한 거죠.
우리는 어떤가요.
전통적으로도 '상명하복'이 중요한 우리 정서상 상사의 명령을 거역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군대나 검찰, 공직사회에선 더 그렇죠.
'상명하복'만 잘 따르면 조직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어떨 때는 그게 더 출세의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병우 라인' 같은 것도 만들어졌겠죠.
하지만 법과 윤리에 어긋나고, 개인의 신념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명령마저도 받아들인다면 자신은 물론, 조직까지도 망가지게 됩니다.
우리에게 검찰 개혁이 필요해진 것처럼요.
얼마 전 윤석열 검사가 서울지검장이 됐을 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상명하복의 조직인 검찰에서 상사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거부하고, 대들고, 자기 소신을 펼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희생적인, 헌신적인 용기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부당한 명령에 맞서는 용기.
코미 전 FBI 국장이나 윤석열 지검장 같은 고위 공직자뿐 아니라, 우리 직장, 우리 사회의 작은 조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비정상적인 명령과 무조건적 복종은 우리 사회 전체에서 사라지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