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금천구·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 일대와 경기도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정전 발생 시각은 때이른 무더위가 한창이던 11일 낮 12시 50분께였다. 11일 한국전력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광명시 소재 영서변전소에서 기능상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 일대 전력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갑작스런 정전 탓에 주말 오후 한가한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정전으로 해당 지역 쇼핑몰과 일부 영화관에서는 캄캄한 어둠 속에 밖으로 대피하려는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었다. 쇼핑몰 등 거대 복합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멈췄고 점심을 먹던 시민들은 휴대폰 화면 불빛을 이용해 식사를 마쳐야 했다. 또 가산 롯데시네마에서는 12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영화상영이 중단돼 고객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쳤고 식당에서는 냉장고가 멈춰 곤욕을 치렀다.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를 찾은 시민들 중 일부는 엘리베이터에 갇혀 119 구조를 요청했고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황급히 밖으로 바져나가느라 혼란을 겪었다. 건물 내 웨딩홀에서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던 예식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같은 신도림동에 위치한 디큐브 시티와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아웃렛도 정전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추면서 소방관들의 긴급 구조 손길도 바빠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까지 서울 시내에서 승강기에 갇혀 구조를 요청하는 등 승강기 안전조치로 출동한 사례가 5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변압기에서 불꽃이 튀어 들어온 신고도 2건 있었고 비상발전기 발전 가동을 화재로 오인해 출동한 사례도 2건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호등이 작동을 멈춰 교통혼란도 야기됐지만 관계기관의 발빠른 대처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큰 사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관악·금천경찰서는 일부지역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자 큰 길목에 교통경찰을 투입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했다. 또 국민안전처는 국민안전처는 "낮 13시께 광명시 영서변전소 설비고장으로 관악구, 금천구, 구로구 일대 정전 발생,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보냈다.
복구작업도 이날 오후 3시 기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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