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들을 마치 노예처럼 부리며 허드렛일을 시켜온 정신병원 원장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환자들 중에는 과잣값도 안 되는 시급 300원을 받고 일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이 한 정신병원을 수색하다가 수상한 장부를 발견합니다.
간식비를 지급한 것처럼 표시된 장부에는 환자복 운반과 화장실 청소, 세탁 등 허드렛일을 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 환자는 일한 대가로 닷새 동안 불과 5천 원을 받았습니다.
하루에 천 원꼴입니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시급 300원을 받고 일하기도 했습니다.
과잣값도 안되는 돈을 받고 일을 한 건데, 병원장 하 모 씨는 정신지체나 알코올 의존 환자 가운데 움직일 수 있는 29명을 골랐습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피해 환자 가족
- "소독과정 거쳐서 환자들한테 줘야지. 피(묻은) 빨래를 환자들한테 시켜서 돈 아끼려고…. 그런 나쁜 사람들이 어디 있어요?"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병원이 외딴 곳에 있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만 골라 일을 시켜 3년 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병원 측은 오히려 환자 핑계를 댑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어떻게 보면 치료 목적일 거 아니에요? 자기개발을 해줘야 할 것 아니냐? 약간 선의의 목적으로 하는 거죠."
경찰은 병원장 하 씨를 입건하고, 노동청과 국세청에 신고해 미지급한 임금 1억 2천만 원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
화면제공 : 전남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