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5월, 국내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고리 1호기의 완공을 앞두고 한 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입니다.
총 공사비 3억 달러. 1970년 당시 국가 1년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고, 경부고속도로 4개를 놓을 수 있는 비용.
무모하단 말까지 들으며 끝내 완성한 고리 1호기는 가파른 경제 성장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뒷받침해준 산업화의 생명줄이었습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오늘, 가동이 중단됐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요.
이젠 새로운 도전, '해체'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해체를 역사라고 하는 건 그만큼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해체 계획과 승인, 냉각과 반출 등을 거쳐 부지를 복원하는 데까지 15년 이상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도 6천억 원 가량이 들고요.
그런데 문제는 원전 해체 기술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국내 해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 개발에만 몰두한 나머지 해체에 대한 기술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또, 앞으로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개발로 전력 공급 차질이란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겁니다. 당장 여름 더위부터 앞두고 있으니까요.
매년 전력난으로 마음을 졸였는데 적어도 '원전을 다시 재가동하자'는 말이 나오진 않게 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