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딸 "외인사 명시 된 사망진단서 발급…고인에 대한 禮"
시위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씨 유족이 20일 '병사'에서 '외인사'로 사망원인이 바뀐 백씨의 사망진단서를 사망 268일 만에 발급받아 사망신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백씨의 큰 딸 백도라지(35)씨는 모친과 함께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지난해 9월 25일 백씨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지 268일 만입니다.
유족은 당시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가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것에 반발하며 지금까지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백도라지씨는 "외인사로 변경된 진단서를 가지고 사망신고를 할 계획"이라며 "진정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신고를) 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진단서 사인 변경에 대해 새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 서울대병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함께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 청장이 지난 금요일에 한 사과에는 뭘 잘못했는지가 빠져있다"며 "살인적인 시위 진압과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준 것 등을 모두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단서 발급에 앞서 백도라지씨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다시 만나 사과를 받고, 진단서 작성 경위를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이날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씨를 사망하게 한 국가폭력과 사인 조작 시도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은 서창석 원장과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를 징계해야 한다"면서
이 단체는 또 국회에 백남기 특검법 처리와 물대포·차벽 금지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사인 수정은 당연한 일"이라며 서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