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탈 원전을 선언하면서 그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람과 태양광을 전기로 만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곳곳에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중단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심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산꼭대기에 있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무더기로 베어져 밑동만 남았습니다.
파헤쳐진 돌 더미와 썩은 나무가 방치됐는데, 사정은 맞은편 산 정상도 마찬가지.
곳곳이 절개되면서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던 태백산맥은 이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발전업체가 풍력발전기 22기를 짓는다며 산을 죄다 깎은 건데, 최근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산정상 30m가량이 잘리면서 능선을 따라 1km에 달하는 숲이 사라졌는데요. 특히 이곳은 산사태 1급 지역이다 보니 장마를 앞두고 주민들이 공사를 가로막은 상태입니다."
▶ 인터뷰 : 박충락 / 경북 영양군 홍계리
- "개발하고 난 후에 돌아오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우리 홍계리 주민들은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잘린 나무들이 뒤엉켜 방치된 이곳도 지난 4월 태양광 발전소 공사를 시작했지만, 주민들 몰래 공사를 하다 한 달 만에 중단됐습니다.
▶ 인터뷰 : 이홍기 / 경북 예천군 송월리
- "큰 소나무 저런 것을 다 훼손해서 동네 뒤를 이렇게 발전(소)을 짓는다는데 동네에서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경북 안동과 청송에선 풍력발전단지가 충북 괴산군과 강원도 삼척, 경남 의령에선 태양광발전소가 각각 공사단계에서 중단됐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산속에 짓는 이유는강한 바람과 값싼 땅값 때문이지만 주민들의 동의없이 추진되다보니 마찰을 빚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 "산에 땅값이 싸니까 그런 것 같더라고요. 바람이 불려고 하면 산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새 정부의 탈 원전 정책으로 주목받는 신재생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곳곳에서 좌초위기에 놓였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