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 살인 피의자, 담담하게 범행 상황 재연
충북 충주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이 느리다는 이유로 다섯 식구의 가장인 50대 인터넷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피의자 A(55)씨는 20일 실시된 현장 검증에서 담담하게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했습니다.
충주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0여분간 숨진 B(52)씨의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터넷 기사 살인사건 현장 검증을 했습니다.
범행 현장인 자신의 원룸으로 이동하기 위해 타고 있던 경찰차에서 대기하고 있던 A씨가 내리는 순간, 일순 현장이 술렁거렸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A씨의 체격이 왜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유족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검은색 점퍼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비공개로 자신의 원룸에서 이뤄진 현장 검증에서 당시 범행을 재연했습니다. 하얀색 옷을 입은 경찰 관계자가 숨진 B씨의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검증은 피해자인 B씨가 고객의 집에 도착해 A씨에게 전화 연락을 하는 순간부터 원룸에 올라갔다가 A씨의 흉기에 처참하게 찔려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순간까지 이뤄졌습니다.
A씨는 범행 과정을 태연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직접 재연해 불과 10여분만에 검증을 끝냈습니다.
실제 범행 시간은 이보다 짧은 3∼5분 정도였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현장 검증이 끝나고 경찰차에 오르는 유족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아 내며 '당신이 사람이냐','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우리 아빠 살려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인근 주민들 역시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현장 검증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넘길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22일께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7분께 자신이 머물던 충주시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수리기사인 B
홀로 지내면서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하던 A씨는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에 불만을 품었다가 이날도 인터넷 수리를 요청, 집에 온 B씨에게 태도가 맘에 안 든다며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