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지난 20일 정유라 씨(21)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3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특본은 정씨를 곧바로 불구속 기소하지 않고 추가 보강수사를 한 후 3차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2일 특본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지검장(57·사법연수원 23기)은 21일 오전 구속영장 기각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팀에 "이번 영장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며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수사팀이 내리는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특본은 추가 수사를 통해 정씨 구속수사가 가능하다는 혐의점이 발견되면 3번째라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 사건의 경우 세차례 구속영장 청구를 한 적이 없지 않다는 점도 이런 결정을 뒷받침한것으로 보인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론스타 펀드에 대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할때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4번 청구했다. 2008년에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가 김평수 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게 세번 구속영장을 청구해 결국 구속했다.
한편 특본은 지난 2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정씨가 덴마크에서 구금돼 있으면서 강제송환을 피하기 위한 자료를 치밀하게 수집한 정황을 증거로 제시한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변호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 감옥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자료를 보내달라. 덴마크에서는 중요하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린다, 정해진 죄수복을 입는다, 한 방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다, 방안에 화장실이 있다, 뜨거운 물이 항상 나오지 않는다, 빨래는 직접 손으로 해야한다, 방안에서 빨래를 말린다' 등 정보를 특정해 보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최씨의 비서 안모씨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편파수사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특검이 야당 성향을 가졌다는 아주 작은 보도라도 모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편파
이밖에도 정씨는 "특검의 목적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야 한다"며 "'무죄추정 원칙'을 벗어난 수사라고 해야한다"고 적었다. 특본은 정씨가 강제송환을 피하기 위해 법률적인 대책도 마련했다고 보고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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