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에서 의식 불명으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해 첫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북한이라며, 책임을 엉뚱하게 미국으로 돌렸습니다.
보도에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 외무성이 어제(23일)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해 사흘 만에 담화문을 냈습니다.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성의껏 치료를 해줬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뒤 1주일 만에 급사한 것은 수수께끼라고 해명했습니다.
북한에 갔던 미국 의사들이 심장이 거의 멎었던 웜비어를 북한이 살려내 치료해준 것도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웜비어가 억류된 뒤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었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에 방문했다가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호텔을 나서면서 짐을 정리한 웜비어가 김정은의 사진이 실린 신문으로 신발을 쌌다가 문제가 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건강한 청년을 혼수상태로 풀어주고 잘못이 없다는 북한의 태도에 미국의 반북 여론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