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자살 인질극 40대, 경찰 대치 22시간만 검거

경남 합천에서 엽총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초등생 아들을 볼모로 삼아 자살 인질극을 벌인 김모(40)씨가 5일 검거됐다. 경찰과 대치한 지 22시간여만이다.
합천경찰서는 5일 "이날 오후 4시께 용의자 김씨에게 화물차량에서 밖으로 나올 것을 설득해 무장해제 후 특수공무집행방해·아동 약취유인 행위로 긴급체포했다" 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께 경찰 협상팀의 설득으로 화물차량에서 나올 것을 계속해서 권유했고, 차량 밖으로 김씨가 나오자 경찰 특공대팀이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전날인 지난 4일 오후 5시10분께 자신의 트럭에 아들(9)을 싣고 합천댐 부근에서 "이혼한 전처를 데려와라. 자살할 거다. 아이도 함께 데려가겠다"며 자살 인질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흥분해 엽총을 허공을 1발 쏘았고, 이후 정차된 다른 화물차 운전기사를 총으로 위협해 트럭을 빼앗아 황매산터널쪽으로 이동해 다시 경찰과 대치했다. 김씨는 여러차례 경찰의 추적에 흥분해 경찰 차량을 들이받거나 총으로 위협하는 등 과격하게 저항했다가 이날 오후 10시20분께 아들은 풀어줬다.
김씨는 아들을 풀어준 뒤에도 차량 운전석에서 엽총을 자신의 목에 겨누고 "가까이오면 자살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가 난동을 피우면서 특공대와 저격수 등을 배치했고, 한때 경력이 200여명이 넘게 동원되기도 했다. 이후 경찰 협상팀이 휴대폰으로 대화를 계속하면서 설득에 나섰다. 김씨는 "담배를 달라"고 경찰에 요구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휴대폰으로 관련 기사를 검색하는 등 언론의 분위기까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전날 오전 전처와 다투던 중 "아들과 함께 죽겠다"는 문자를 보낸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합천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