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국회의원 전용 엘리베이터'가 권위주의 논란으로 사라졌던 것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10년이 훌쩍 지나, 이번에 또 엘리베이터 갑질 논란이 국회에서 불거졌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가급적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는 '공지'가 붙었거든요.
또, 의원회관으로 화분 배달을 왔던 한 기사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이건 사람이 타는 엘리베이터니 화물은 화물용을 쓰세요".
국회의원 300명이 있는 이 의원회관엔, 일반용 엘리베이터가 26대, 화물용은 넉 대가 있습니다.
바로 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라는 건데, 어쩌다 배달을 온 기사에게 속도도 빠르고 운행 대수도 많고 가까이 있는 일반용 엘리베이터 말고, 건물 외진 곳에 있어 찾기도 힘든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한 겁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갑질 공화국'이란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항공사 오너 일가에, 우유 회사 사주, 피자 업체 회장님까지….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속칭 '갑질로 제재를 받은 업체'는 지난해 상반기의 4배에 달했고, 분쟁조정신청은 30%나 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갑질'을 바로잡자며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요. '남양유업 방지법' '호식이 방지법', 또 무슨 무슨 방지법 해서요.
여기에 딱 어울리는 말이 있죠?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