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이나 쓰레기, 흡연 문제 등으로 이웃간 다툼이 적지 않은데요.
참다 못한 일부 주민들이 자구책으로 경고문을 붙이고 있는데, 너무 과한 표현 때문에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해법은 없는 걸까요?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
쓰레기 배출이 금지된 골목 여기저기에서, 종량제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 더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구청의 경고문이 곳곳에 붙어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쓰레기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는 요구도 무시되기 십상입니다.
결국 참지 못한 주민들이 직접 경고문을 써붙였습니다.
담배연기에 지친 한 주민은 '인간이 맞냐'며 거친 표현으로 항의하는가 하면,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주민을 향해서는 '손목을 자르겠다'는 살벌한 협박도 예사입니다.
심지어 '차에 치여 죽었으면 좋겠다'는 저주섞인 악담까지 있습니다.
시민들은 경고문을 붙인 사람의 심정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 "표현은 좀 과격한데, 이렇게 썼을 때 그 마음은 이해가 돼요."
갈등만 키우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안숙영 / 서울 방배동
- "(어린 자녀가) 저게 무슨 의미야, 왜 저런 말을 썼어, 무슨 상황이야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난감하고…."
전문가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분쟁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주건일 / 서울YMCA 이웃분쟁조정센터 팀장
- "근거리에서 상담하거나 대화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분쟁조정센터가 많아져서…."
사회적 갈등은 많지만 이를 관리하는데는 미숙한 우리나라, 사소한 갈등이 이웃간 다툼이나 극단적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윤대중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