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당하는 게 보이스피싱이라고 하지만, 하다 하다 이젠 퇴직한 경찰관까지 피해자가 됐습니다.
경찰관이란 말에 집 비밀번호까지 순순히 알려줬다가 보관해 둔 돈을 몽땅 잃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는 한 외국인 남성,
잠시 뒤 다시 돌아와 메고 있던 가방 안에 뭔가를 주섬주섬 집어넣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의 집에서 돈을 훔쳐 나온 겁니다.
범행 뒤 한 병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 남성은 이번엔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뒤 다른 출구로 빠져나갑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옷을 갈아입은 보이스피싱범은 또 한 번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고 목적지인 서울로 곧바로 가지 않고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밀양역으로 가 돌아 돌아서 서울행 기차를 탔습니다.
엿새 뒤 서울 이태원역에서 다시 목격된 이 남성은 다행히 출국 직전 덜미를 잡혔습니다.
하지만, 훔친 돈 2천여만 원은 이미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긴 상태였습니다.
피해자는 퇴직한 경찰관인 80대 남성, 경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경찰 출신이 넘어간 건데, 순순히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줬습니다.
▶ 인터뷰 : 이재한 / 울산 남부경찰서 지능2팀 경사
- "경찰관이라는 거 때문에 좀 더 믿었던 거 같습니다. 전직이고 하니까…."
경찰은 말레이시아인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구속하고,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추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