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1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종 '양비둘기'의 증식이 서울대공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서울대공원은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지난해부터 '양비둘기 구조·포육' 사업을 펼친 결과 올해 5∼6월 양비둘기 한 쌍으로부터 새끼 3마리를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낭비둘기'라고도 불리는 양비둘기는 바닷가 바위 절벽, 내륙 바위산, 바위 낭떠러지, 다리 교각 등에 사는 토종 비둘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북부 등 아시아 동부·북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회색을 띠는 가운데 날개에는 두 줄의 넓고 긴 띠가 있고, 꼬리 끝에는 검은색 띠가 있다.
양비둘기는 과거 많은 수가 관찰됐지만 서식지 파괴 등으로 현재는 남부 지방 일부에서만 1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희귀한 새다. 이 때문에 학계 안팎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공식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원 관계자는 "양비둘기는 1년에 세 차례가량 알을 낳는데, 한 쌍의 경우 부화까지 이르지 못했고, 다른 한 쌍은 3마리 부화에 성공했다"며 "어미 없이 홀로 자라 보고 배운 것이 없는데도 본능에 따라 먹이를 토해 새끼에게 먹이는 모습이 인상
공원 측은 우선 양비둘기 구조를 이어가 최대한 많이 짝을 지어줘 개체 수를 수십 마리 수준으로 늘려나가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양비둘기 인공 포육과 증식 사례는 국내 처음인 만큼, 이번 사업 과정을 기록해 전문적인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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