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애뜻' 오늘은 '싸늘'…데이트 폭력 입건수 7692→8367 '껑충'
'데이트 폭력'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을 의미합니다.
최근 데이트 폭력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인 간 폭력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8367명으로 지난해 연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혐의로 검거된 사람도 52명에 달했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33명이 연인에 의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영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예방지원센터장은 "보복의 두려움이나 수치심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범죄라고 인식을 하지 못해 신고를 하지 않는 피해자를 고려하면 데이트 폭력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청주에서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20대 A씨는 지난달 28일 집 근처 교회 베란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시신 검안 결과 목 졸림 흔적을 발견한 경찰이 범인을 조사한 결과, 범인은 다름 아닌 두 달 전부터 A씨와 동거해온 남자친구 B씨였습니다. 최근 둘 사이에 다툼이 잦아졌고, A씨는 B씨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화가 치밀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렇듯 연인 간에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연인의 손에 숨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서울에서 이별을 고한 연인에게 불산을 뿌려 살해한 혐의(특가법상 보복살인)로 기소된 50대 박모씨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이나 보복 등은 연인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정상 참작이나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라고 설명했습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8천367명(449명 구속)으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7천692명보다 8.8% 늘어난 수치입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인 간의 치정 문제는 개인의 원한, 채무관계와 함께 주요 살인 범죄 동기 중의 하나"라면서 "순간적인 배신감과 절망감이 조절되지 못해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진 범죄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연인 간의 갈등은 상대에게 갑자기 큰 충격을 주지 말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변 사람에게 문제를 알리고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과 논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각 경찰서에 '데이트 폭력 근절 특별팀'을 운영하는 등 연인간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연인으로부터 신변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누구나 관할 경찰서에서 상담을 받은 뒤 보호시설 제공, 경호, 위치 추적 장치(스마트워치) 등 신변 보호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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