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는 사회에서 음료수 한 병에 담긴 사연이 사람 사는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치킨집 배달원에게 음료수 한 병을 건넨 한 청년의 이야기가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비가 제법 내리던 '중복'날 한 치킨집 배달원은 빗속을 뚫고 배달에 나선다. 치킨이 혹여 식을까 속도를 낸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늘 하던 대로 치킨을 배달한 A씨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음수료 한 병의 감동'.
한 청년은 빗속을 헤치고 치킨을 배달해온 A씨에 '비타 500' 한 병을 건넨다.
그리고 며칠 후 치킨집 배달원의 아내는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음료수를 전한 청년에게 고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사연은 이렇다.
치킨집에서 배달을 하는 A씨는 뇌출혈로 쓰러졌던 터에 건강이 좋지 않다. 한때는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때문에 표정은 항상 어둡고 말투는 어눌하고 더듬어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배달하는 것 아니냐', '전화 목소리가 왜 그러냐. 이상한 사람 아니냐' 등.
이런 A씨가 배달 중 받게 된 음료수 한 병은 큰 감동이 됐다. 고작 음료수 한 병 이지만 A씨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받아들졌다. "세상에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구나", "살아갈 용기가 난다".
배달원 A씨의 아내는 음료수를 건넨 청년에게 남편의 사연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문자 메시지로 써 내려갔다. "남편이 감동받아 용기가 난다고
청년은 "비오는 날 배달을 시켜 죄송한 마음에 작은 음료수를 드렸을 뿐"라며 "부끄럽다"고 답했다. "A씨가 많이 건강해져서 정말 다행"이라는 말도 전했다.
이 청년은 오는 9월 11일 군에 입대를 앞두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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