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드동호회가 운영하는 충북 제천 누드펜션 마을 가보니
최근 갑작스런 폭우로 수해로 신음하던 충북 제천의 한 시골마을이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누드족'들이 모여드는 한 펜션으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
해당 펜션을 운영하는 동호회 측은 마치 '에덴의 동산'처럼 자연주의에 입각한 누드족들의 벗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조용한 시골마을 주민 민심이 심하게 동요하고 있을 뿐더러 동호회 운영 곳곳에도 순수성이 의심되는 미심쩍은 구석이 적지않아 사회적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찾아간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 묘재마을의 해당 펜션 입구 언덕 오솔길에는 마을 주민 4명이 간이 테이블을 펴놓고 앉아 땀을 흘리며 대책 회의를 하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누드 펜션'이 운영했던 인터넷 카페 자료와 각종 법령, 토지대장 등 각종 문서들이 가득했다.
주민들이 뿔난 난 이유는 마을에서 100m 남짓 떨어져 있는 펜션때문이다. 2008년 문을 연 이 펜션은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한 누드 동호회 회원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동호회 운영자가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내에서 하는 누드모임은 많습니다. '알도라'는 밀폐된 은밀한 공간 모임 거부합니다. 대자연에서 자유로운 인간의 (벗을)권리를 누리세요"라고 적혀 있다. 서구의 누드비치, 누드촌 처럼 자연 속에서 '에덴의 동산'처럼 모두 벗은 자연상태에서 휴양을 즐기자는 취지다. 이 동호회 한 회원은 "옷을 벗고 펜션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며 "밖에서 생각하는 그런 음란한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펜션설립 이후 8년간 항의를 계속해왔다. 반대가 거세지자 펜션은 숙박 영업허가를 반납하고 풀장을 철거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슬그머니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오는 28일 개인 소유농지를 조금씩 희생해 만든 펜션 앞 좁은 길을 트랙터로 막고 본격적인 항의에 나설 예정이다. 마을 주민 이해선 씨(64)는 "경찰에 신고를 하면 CCTV보고 다 숨어 버리니 방법이 없다"면서 "경찰은 큰 도로 쪽에선 잘 안 보이니까 공연음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지만 마을 주민들은 목격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파출소 관계자는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지각하고 타인에게 수치감·혐오감을 주는 행위인데 펜션 운영자 측은 현재 상태로는 펜션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출처 = SNS 캡쳐] |
[제천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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