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향해 이동 중인 제5호 태풍 '노루'(NORU)는 발생 단계부터 최근까지 통상의 태풍이 보이는 예상 궤적을 벗어난 이동을 거듭하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노루는 지난달 19일 오후 9시께 열대저압부로 발생해 21일 태풍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노루는 이전 태풍인 9·10호 네삿(NESAT)·하이탕(HAITANG)이 모두 소멸했는데도 보름 가까이 힘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태풍의 수명이 일주일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질긴 생명력이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태풍은 모두 닷새 안에 사라졌다.
진로도 러비공처럼 예측 불허다.
노루는 발생 직후인 지난달 말께 인근을 타원형 모양으로 한 바퀴 돌고는 난데없이 남서진을 시작했다. 태풍이 대체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상청 관계자도 "노루의 초기 경로는 특이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태풍은 대체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데 노루는 주변에서 이끌어주는 기류인 '지향류(指向流)'가 없다 보니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서쪽에서 갑자기 생겨난 고기압을 따라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남서진을 이끌던 고기압의 힘이 약해지자 그제야 북서쪽으로 머리를 틀어 '정상 경로'를 탔다.
노루는 2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820㎞ 부근 해상을 지나며 시간당 9㎞의 속도로 우리나라를 향해 올라오는 중이다.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5m로 규모는 소형이지만 매우 강한 태풍이다.
일반 태풍과 다른 모습을 보이다 보니 앞으로 진로 또한 불명확하다. 현재로써는 주말께 제주와 동남부 지방에 300∼400㎜의 많은 비를 뿌리고 대한해협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게 기상청의 관측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경남해안을 거쳐 동해상으로 나가는 것과 제주도를 지나 전남 해안 상륙후 내륙을 통과하는 것이다.
제주도를 지나 내륙을 통과할 경우에는 제주 남쪽 해상의 수온이 올해 유독 높게 형성된 탓에 수증기를 흡수해 강도를 더 키울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 태풍 '노루' 6일부터 제주·남부에 영향 (워싱턴DC AFP/NASA=연합뉴스)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노루(NORU)는 오는 6일께 제주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루는 제주와 동남부지방 등을 지나며 많은 비를 뿌린 뒤, 주말을 지나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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