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훈련시간에 번트를 잘 대지 못한다고 감독이 아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팔과 다리를 향해 공을 집어 던진 겁니다.
헬멧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무서워 공을 피한 아이에게 감독은 이어 발목을 걷어차기까지 했다죠.
다친 건 물론, 정신적인 충격까지 받은 아이는 당분간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참다못한 아버지는 야구 감독을 고소, 결국 감독이 사퇴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이상하게 전개됩니다.
'맞으면서 운동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
'마음에 안 들면 네가 야구부를 떠나라'
일부 학부모들과 지역 야구계 인사들이 되려 아이에게 폭언을 하고 따돌린 겁니다.
피해자에서 갑자기 가해자가 된 부자는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죠.
게다가 법원이 감독에게 '상담위탁 40시간'이란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니, 사실상 면죄부까지 준 게 됐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이런 비슷한 상황, 우린 그동안 참 많이 봐왔죠.
남자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해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여직원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결국은 회사를 떠나는 경우.
공익을 위해 용기를 냈음에도 배신자로 낙인 찍혀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내부 고발자.
잘못을 들춰내고, 고발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이익과 고통을 당해야 하는 겁니다.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이런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돼야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주변 사람들 역시,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피해자가 두 번 우는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니까요.